“가면을 벗고 생각 해봐도 정말 그넨 아니다. (중략) 국정화 중단해야 메리크리스마스~”

21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2분49초 분량의 민중 캐럴 ‘그네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뮤직 비디오가 화제다.

자신을 ‘문화 노동자’라고 소개한 가수 연영석씨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답답한 시국에 그저 사람들이 함께 부르고 함께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에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경의 희양산 농민들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줘서 기분이 좋다”며 “사랑합니다. 희양산 작목반 농부님들. (영상을) 널리널리 공유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뮤직비디오 영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 시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고 그랬습니까?”라는 말실수로 시작된다. 곧 가수 연영석씨가 등장해 기타를 튕기며 “그네는 아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 해봐도 그넨 아니다”이라는 가사를 부른다.

뒤이어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가면을 착용했다. 2017년이 되면 국정 역사 교과서로 공부해야 하는 학생, 정부와 새누리당이 강행하려는 노동개악으로 고통 받을 노동자들, 박근혜 정부의 쌀수입 전면개방 선언에 분노하는 농민들은 신명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저항한다.

‘그네는 아니다’ 곡은 스페인 캐럴 ‘펠리스 나비다’(Feilz Navidad·기쁜 성탄)에 맞춰 가사를 개사해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었다.

[뮤직비디오] 그네는 아니다

연 씨가 개사한 가사를 보면 “그네는 아니다 그네는 아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 해봐도 그넨 아니다/그네는 아니다 그네는 아니다. 가면을 벗고 생각 해봐도 정말 그넨 아니다”로 시작된다.

이어 “역사를 되돌리는 국정교과서/노동자 피박쓰는 노동개악법/얼굴을 가렸다고 IS라는데~ 미치겠다/역사를 되돌리는 국정교과서/노동자 피박쓰는 노동개악법/얼굴을 가렸다고 IS라는데~ 미치겠다”라는 가사가 이어진다.

시국 관련 내용을 위트있게 풍자한 가사는 “국정화 중단해야 메리크리스마스/악법도 중단해야 메리크리스마스/노동자 행복해야 메리크리스마스 라네 좋구나/쌀수입 중단해야 메리크리스마스/물대포 사라져야 메리크리스마스/농민이 일어나야 메리크리스마스 라네 좋구나”로 흐른다.

곡은 끝으로 “그네는 아니다 그네는 아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 해봐도 그넨 아니다/그네는 아니다 그네는 아니다. 가면을 벗고 생각 해봐도 정말 그넨 아니다”라는 후렴구를 반복한다.

연 씨는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 집회는 폭력과 비폭력 문제만 쟁점이 되고 있는데, 힘 없는 사람들은 평화와 폭력을 결정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제가 문화 활동을 하는 사람이니까, 시국 문제와 관련해 가사를 쓰고 재미있게 노래로 부르면서 우리가 왜 거리에 나오게 되었는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어서 곡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직비디오에 대해서는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함께 갔던 희양산 농민들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겠다는 제안을 먼저 했다. ‘하루종일 촬영을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곡은 앞서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대회 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거리 행진 중에 부르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