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암유록의 저자로, 조선조 명종 때 명풍수로 이름이 높았던 격암 남사고(南師古).
그에 관한 일화는 적지 않습니다. 토정 이지함의 제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역술이나 풍수이론에 밝았다는 격암 남사고. 사실 격암은 그리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후대의 사람들이 그를 신격화했을 뿐이라는 말도 많이 있습니다.
격암 남사고는 특히 풍수이론에 약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격암유록에 있는 십승지운운을 보면 대단한 것 같지만 그에 관해서는 오히려 실력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주죠. 뭐가 진실인지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격암유록을 잘 읽고 관련된 일화를 생각하면 이리저리 소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심심풀이로 격암 남사고와 풍수에 얽힌 이야기 하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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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암 남사고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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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고가 부친 상을 당하였다. 그는 항상 음택풍수에 자신이 만만했다.
그 때문에 그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친척들에게 명당에 묘를 쓰겠다고 장담을 했다. 곧 자리를 찾아냈지만 묘를 써놓고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자리를 잡고 이장을 하였지만 역시 만족할 수 없었다. 자꾸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좀 더 먼 곳을 돌아다니며 자리를 찾아보았다.
이장을 하고 나서 바라보니 또 내키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여러 번 이장을 하였지만 그 때마다 처음에는 괜찮은 듯 싶어도 돌아보면 번번이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남사고는 아홉 번째 이장을 하게 되었다. 여덟 번이나 실패를 했던 것이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명당을 찾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체를 짊어진 채로 구산길에 올랐다. 그렇게 떠돌다가 죽령에 올랐는데 멀리 자욱한 안개 속에 하얀 강물이 흐르는 구룡쟁주형(九龍爭珠型:아홉 마리 용이 여의주를 다루는 자리를 말함)의 자리가 보이는 게 아닌가. 남사고는 급히 달려갔다.
한 두 군데 간단한 비보와 압승을 하면 천하의 명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리.
남사고는 기쁨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묘를 쓴 뒤 천천히 내려왔다. 한참을 내려오는데 웬 노인이 지나가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다음과 같았다.
"천하 명풍 남사고야 메밀밭을 강물로 보고 복중절사(服中折死)가 웬말이냐"
바로 자신을 두고 하는 노래가 아니던가.
복중절사란 곧 죽을 자리라는 뜻이다. 남사고가 깜짝 놀라 묘를 쓴 자리에 돌아가 보니 자욱했던 안개가 걷히며 하얀 메밀밭이 보이는 것이었다. 강물로 알았던 곳이 실상은 메밀밭이었던 것이다. 그 길로 남사고는 집에 돌아와 울화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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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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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 점쟁이도 저 죽을 날을 모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 죽을 날을 모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알 수 있죠. 다만 지나친 자만심과 욕신으로 눈이 어두우면 사소한 일도 예견할 수 없다는 경고의 말입니다. 남사고는 바로 그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는 첫째 자신감이 너무 지나쳤고 둘째 욕심에 눈이 어두웠습니다.
남사고는 바로 그런 상태에서 명당을 찾아 헤맸던 것입니다.
게다가 처음에 잡은 자리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자기 명성만 생각하고. 부족하다고 여겨 자꾸만 옮겨다녔습니다. 남의 일이었다면 최선을 다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일은 자꾸만 돌아보며 욕심을 부렸던 것이죠. 풍수에서는 자만심과 욕심을 가장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자만심에 넘치면 그만 판단력이 흐려지고,
욕심에 눈이 어두우면 침착성을 잃어 버리기 때문이죠. 명풍으로 이름이 높던 남사고라고 할지라도 그런 금기를 몽땅 어겼으니 어찌 명당을 찾을 수 있었겠습니까? 남사고는 한 마디로 저 죽을 줄도 모르고 까불어댄 것이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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