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의 텃밭에 뿌려둔 각종 채소들의 싹이 솟아나더니 이제는 마루에 앉아서도 새싹들이 훤히 보일만큼 성장했다

오! 놀라워라.....

태어나서 내 손으로 처음 길러보는 채소들이 마냥 신기하다 아까워서 어떻게 뽑아먹을지 상상하면 이런저런 감정들이 교차하면서 지나감을 느낀다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농부의 발자국이 부지런 할수록 땀흘린만큼의 댓가를 준다고 하니 나도 채소들이 최대한 성장하도록 잘 가꾸어야 겠다

다가오는 5월엔 담벼락 밑에 호박과 가지를 심어볼 생각이다 형님은 방울토마토를 심어보라 했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그런 것들은 내 체질에 맞지 않은지라 방울토마토는 패쓰......또 뭘 심어볼까? 요즘은 그런 생각들을 하며 웃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름이 오면 참비름과 참나물도 심어보고 시멘트 담벼락이 보기 싫으니 가릴 수 있는 잎사귀가 무성한 것들을 알아봐야 겠다

나는 언젠가 죽어도 새싹들은 죽지 않음을 생각하는 이 하루가 싱그럽다 만사는 돌고돌아 늘 제자리로 회귀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休 !!

새싹들과 내가 함께 같은 공간에 머물며 쉬는 시간들이 평화롭고 따뜻하다 이것이 조화와 질서가 아니고 무엇이랴. 나는 새싹들의 성장에 방해되는 행동을 취하지 않고 새싹은 나의 생명연장에 도움을 주니 세상만사 맞물려 돌아가는 이치가 절로 눈에 선히 들어오누나....

나는 오늘도 조용한 시선으로 새싹들을 바라보며 생명의 경이로움에 몸을 떤다

그대들은 어떤가??